◆ 지 정 번 호 : 천연기념물 제347호
◆ 지정년월일 : 1986년 2월 8일
◆ 소 재 지 : 제주시 노형동 305번지 외 4필지


◆ 유 래

천연기념물 제347호로 지정된 제주마는 우리 나라에서는 일명 `제주 조랑말` 로 널리 알려진 가축이다. 제주마는 우리 나라에서 사육, 이용되었던 대표적인 재래마로서 소형마에 속한다. 역사적 기록에 의하면 제주도에서 생산된 말을 `탐라마`·`제주마`·`조랑말`·`토마` 그리고 `국마` 등 여러 가지로 일컬었으나, 말을 언제부터 사육하였으며, 말의 계통이 어떻다는 데 대해서는 확실한 정설이 없다. 그러나 개벽설화에서 태초에 三姓이 탐라에 정주하면서 오곡을 뿌리고 망아지와 송아지를 길렀다는 것으로 보아, 제주도에서는 예로부터 말을 사육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나라에는 삼국 이전부터 `과하마` 라는 소형마와 `호마` 라는 중형마가 사육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제주도에서 이 시기에 말을 사육했다는 기록은 없다. 제주에서 말을 사육했다는 기록이 나타나는 것은 고려시대부터이다. 곧 元나라는 제주도를 속국으로 관할했던 충렬왕 2년(1276)부터 약 100년간 제주를 양마 생산지로 활용하기 위해 대규모 목장을 설치하고, 원으로부터 종마로 `달단마(몽고마)` 와 `대완마(서역마)`를 대량 도입하여 말을 생산하는 한편, 지역의 토마를 개량하기 시작했다 한다. 이와 같은 사실로 미루어 보아, 그 당시 제주도에서는 이미 소형마인 향마가 사육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여러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볼 때, 제주마는 고려시대 이전에도 이 고장에서 사육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원의 목장 설립 당시 도입되었던 몽고마나 서주마와 토마가 교잡되어 탄생한 중형마로서 우리 나라 기후에 오랫동안 적응된 말을 제주마라고 할 수 있다.

◆ 특 성

제주마는 동양종마에 속하며, 그 중에서도 체구가 가장 작은 왜소마에 속한다. 동남아지역 재래마(토카라마, 대주마, 사천마, 해남마, 기소마, 이리마, 고끼마)에 비해 체구가 작고, 몽고마에 비해서는 월등히 작은 체형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제주지역에 오랜 기간 적응되어 강건한 체질을 이루고 있으며, 연중 방목하는 거친 사육조건과 사료에도 잘 견디는 강인한 재래종말로 널리 알려졌다. 특히 발굽의 질은 치밀하고 견고하여 암반과 암석이 많은 제주도의 중산간지대에서도 잘 견딜 수 있는 특성을 지닌다.

제주마의 체형 중 체고는 숫말이 115cm, 암말은 117cm, 흉위는 숫말 137cm, 암말 141cm로 보고되었으나, 교잡마는 이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근간에 이르러 이루어진 사양관리 조건의 개선 및 우량 유전인자의 도입에 따라 제주마의 체형은 많이 향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1990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마의 발육 성적은 숫말은 체고 12개월령이 109.1cm, 24개월령이 116.2cm, 36개월령이 125cm 인 반면, 암말은 각각 109.8cm, 116.2cm 및 119.0cm로 보고되고 있다.

제주마의 毛色은 다양하며 20내지 30여 가지로 구분된다. 毛色의 명칭도 제주마 나름대로 특수한 이름으로 불리어지고 있다. 모색의 명칭 가운데 일부는 몽고어로부터 유래된 것이며, 가라말(흑색마)·총마(회색마)·누륵총·청총·적다마(율모마)·모시적다·구렁적다(타모)·월라말·유마·가라마 등 현재까지도 제주마 사육농가에서는 모색의 명칭을 그대로 통용하고 있다. 모색의 분포는 율모(적다마)가 가장 많으며, 다모(갈색), 총마, 월라마 등의 순이다. 예로부터 제주마는 모색을 기준으로 삼아 말의 우수성을 구분하였다. 첫 번째를 가라말(진흑색), 두 번째를 청총(회백색), 세 번째를 월라(교모), 네 번째를 적다마, 그리고 다섯 번째를 백마로 꼽고 있었다.

◆ 번 식

제주마는 계절번식을 하는 말이다. 3월부터 4월에 걸쳐 발정한다. 여름과 가을철에는 거의 발정을 드러내지 않으나, 극히 적은 두수지만 일부 말에서는 발정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암말에 있어서 첫 번째 발정은 14.1개월이며 발정주기는 21.5일, 그리고 임신기간은 336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반농가에서는 만 3세의 암말에 대해 種付(종부)를 시행하며, 20세 넘어서도 암말은 번식할 수 있다. 숫말은 대부분 번식계절인 5∼7월에 암말과 함께 지내게 된다. 이 시기 대부분의 암말은 분만하고, 이어서 숫말과 교배를 하여 다시 임신하게 된다. 숫말로 쓰이는 種牡馬(종모마)는 적어도 만 5세 이상 되어야 한다. 한 마리의 종모마가 거느리게 되는 암말의 수는 20내지 30마리가 보통이다. 암말이 망아지를 낳는 시기는 대체로 4월과 5월이며, 그 후에 낳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망아지를 낳은 후 암말은 10일 이내에 다시 발정을 일으켜 숫말과 교배되는 것이 보통이다. 망아지의 몸무게는 암망아지 22.3kg, 숫망아지 22.8kg로 알려져 있다.

◆ 사육현황

제주마의 사육두수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1940년대이다. 당시 도내에서는 근 2만 여마리의 제주마가 사육되어, 국내에서는 가장 중요한 馬産地로서 제주도의 위치는 극히 중요하였다. 그러나 자동차 문명의 발달과 농업의 기계화로 인하여 제주마의 수요는 점차 줄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라 제주마의 사육두수도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1960년대 제주마의 사육두수는 12,077마리였으나 1970년에는 7,606마리, 그리고 1980년에는 2,414마리로 격감하였고, 1986년에는 1,347마리로 거의 멸종 위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제주마의 천연기념물 지정과 보호시책에 힘입어 1990년 이래 제주마의 사육두수는 점차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한국마사회 제주경마장이 한라산 중산간에 개설됨에 따라 제주마의 판로가 개척되어 1996년 말 현재 제주마의 사육두수는 4,202마리에 이르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제주마 80마리는 제주도 축산진흥원에서 사육 관리하고 있으며, 품종의 보존과 혈통의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